▲ 대한걷기연맹 이강옥 이사장의 저서 「걷기」 | |
198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도는 높았지만 걷기는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겼고, 무기력한 사람들이나 노인들의 활동으로 치부하여 체육지도자나 의사들로부터 외면당했다. 그러나 최근 산업이 고도화되고 생활이 윤택해 지면서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열풍과 함께 걷기운동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걷기는 이미 체계화된 선진국형 스포츠로 인식돼 크고 작은 지역대회와 국제대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강원도 원주에서 이미 13회째 국제걷기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요즈음 사람들이“건강을 위해서는 조깅보다 걷기가 더 효과적이다”,“뛰지 말고 걷자”라는 인식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걷기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 성인병인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개선과 건강유지에 걷기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발표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또 미국 코넬대학교의 심장의학자 헨리 솔로몬 박사가 “고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고 해서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요지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걷기운동의 붐을 당겼다. 특히 솔로몬 박사의 주장은 구체적인 임상 통계여서 국제적으로 더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이다. 얼마나 부지런히 걸어다니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명곡선은 얼마든지 그 모양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 걷기란 무엇일까. 걷기는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로 두 발로 서서 걷고 이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기 위해서는 기립능력이 필요하다. 걷기는 인간이 하는 모든 의식적인 행동 중 가장 자연스러운 기본적인 동작이다.
▲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제13회 국제걷기대회 참가자 행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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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인간이 하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운동이다. 걷는 것은 몸 전체를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단순해 보이는 동작이지만, 이 과정이 진행되려면 관절, 뼈, 근육, 신경 등이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이 조화롭게 움직여야 한다. 이 중 한 부위라도 이상이 생기면 정상적으로 걷기가 불가능해 진다. 인간의 걷기는 아기때부터 수십만 번의 반복동작을 통해 두 발로 서고 한 발씩 떼어놓기를 한 훈련의 결과이다. 유아기에는 걷지 못하고 뛰어다닌다. 다리가 짧아 몸의 무게중심이 상체에 있기 때문으로, 이동시 안정이 안 된 손을 들고 뛰어나가듯이 걷는다. 약 5세가 되면 성인과 같이 안정된 걸음을 걷게 된다. 걸을 때 뒤꿈치가 지면에 먼저 닿아 체중이 잠깐 머물다가 발바닥 앞쪽으로 이동하고, 발이 지면을 떠나기 직전에 엄지발가락에 체중이 실린다. 이 과정은 발이 굴러가는 타원형의 동작과 같다. 대개 한쪽 발이 지면에 닿는 시간이 60%, 공중에 떠있는 시간이 40%를 차지한다. 이는 보통 정상인이 맨발로 편하게 바닥을 걷는 동작이다. 보폭도 키가 커지면서 늘어나다가 30세 이후부터는 다시 줄어든다. 노인이 되면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보폭이 줄고 걸음이 불안정해진다. 걸을 때 엄지발가락이 체중을 지지하지 못하면 나머지 작은 발가락(둘째,셋째발가락)쪽으로 체중이 쏠리게 되어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발바닥에 굳은 살이 생기게 된다. 걷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신체운동이며, 모든 감각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은 것이다. (다음호 계속)
2008/02/11 [17:13] ⓒ 울산여성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