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중학교에서 출발, 장군바위, 장암저수지, 풍암마을, 성동마을을 지나 1차 기착지 청구농원, 치유의 숲 지나 성안중학교 도착. 14km 탐방 5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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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여성신문 지상협 탐방단장] ‘울산걷기좋은길 10선’ 탐방 두 번째 일정이 시작되었다. 중구에 위치한 성안옛길 1코스를 선정한 것은 완주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걷기지도자들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성안옛길은 총22.5km 구간으로 세 개의 코스로 운영되고 있다. 함월산을 중심으로 도심과 농촌을 두루 살펴 볼 수 있는 코스로 울산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오전 9시 성안중학교 입구에 집결한 탐방단은 기념촬영을 하고 몸풀기 스트레칭을 한 후 출발했다. 1코스는 14km 구간으로 순환 코스다. 걷기 초보자들이 한 번에 도전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는 코스다. 특히 등산 코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힘든 코스가 될 수 있다.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하고 농촌의 신작로인 시멘트길을 걸어야 하는 곳이 많기에 발목과 발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폭염이 친구가 되고 있는 날이라면 체감적으로는 30km를 걷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 탐방에는 걷기의 열정맨 박채완, 마라톤으로 다져진 체력왕 서영교, 이제 걷기에 막 재미를 붙이고 있는 박공주, 김경화, 걷기를 통해 건강을 찾았다며 걷기에 매진하고 있는 이희숙 대원이 참여했다.
탐방단은 성안중학교에서 장군바위, 장암저수지로 이어지는 반대 방향 코스로 진행하였다. 다른 선택을 해 보는 것은 또 다른 시각으로 사물과 길을 바라 볼 수 있고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시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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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목적지인 장군바위 이정표를 찾는데 한참동안 헤맸다. 작은 표지가 풀숲에 가리워져 있어서 첫 목적지부터 난항을 겪는다. 장군바위를 지나 큰 옹벽지대를 만나 더 나아갈 수 없어 다시 돌아서 나왔다. 무지개길, 달빛누리길 같은 이정표는 있지만 성안옛길이라는 이정표는 찾을 수가 없다. 처음부터 길을 찾는데 힘을 전부 소진한 듯한 느낌이 왔다. 그렇게 장암저수지까지 나아가, 장암저수지에 들어서 보니 이제 하나의 길로만 나아가면 될 듯하다. 좌측으로는 테크 공사를 해둔 길이고 우측 길은 농촌의 신작로 길로 만들어져 있다. 어느 쪽 길을 가더라도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풍암마을까지는 전형적인 농촌의 풍광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어서 정다운 옛길이다. 소로는 대나무로 덮어져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아름드리나무들이 길가에 서 있어서 나그네들에게 신선한 산소를 무한공급해 주기도 한다. 이상 기온으로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가 땡볕을 받으며 피어 있다. 우리의 기억속 코스모스는 찬바람에 떨고 있는 갸날픈 모습이었지만... 사진 한 컷의 추억을 담게 해주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어른 키보다도 더 자란 옥수수대가 걷는 이들을 반겨주고, 잘 익어가는 단감나무들은, 다가올 가을의 풍성함을 그려 보게도 한다.
풍암마을에 도착한 탐방단은 마을 정자에 앉아 잠깐의 휴식으로 여유를 가져본다. 더하여 탐방단이 준비해온 약간의 과일과 수분보충 오이와 채소, 음료로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했다. “갈길이 멀다. 힘을 내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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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나서려면 함께하는 이들과 행복바이러스를 나누어야 한다. 함께 걷는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서로에 대한 배려, 신뢰, 의지 등은 환한 미소를 보면 알 수 있다.
폭염 따위는 두렵지 않다고 큰소리 쳤지만, 성동마을로 향해가며 한 낮의 땡볕과 바람 한 점 없는 날씨 때문인지 지친 대원들이 생긴다. 자주 휴식을 하고 물을 많이 마시며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힘이다. 성동마을에서 청구농원으로 나아갔다.
1차 기착점인 청구농원에서 4명의 대원들과 갈라졌다. 서영교대원과 함께 완주를 목표로 내약마을로 들어섰다. 두 사람이 걷는 길은 서로의 응원이 더욱 필요하다. 제대로 안내 못하는 이정표는 길을 헤매게 하고 다시 돌아가게 만드는 것에서 더욱 피로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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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지나 '치유의 숲'으로 들어섰다, '치유의 숲'에는 피톤치드가 한 가득 느껴져 '치유의 숲'이라 이름을 만든 이유가 절로 실감된다. 무한산소를 내어주는 치유의 숲을 지나고 보니 오늘의 종착지인 성안중학교에 도착했다. 14km 거리를 실제 걸은 거리를 보면 18km 거리 정도. 평균 4시간 정도 소요될 거리이나, 35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악조건, 이정표 혼란 등으로 5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성안옛길 탐방 후 탐방단의 의견을 종합해보았다.
“성안옛길 1코스는 초심자들이 걷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농촌의 신작로 길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 함월산을 오르내리는 코스는 등산같은 느낌이 있어서 체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성안옛길은 조성된 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이정표가 있어야 할 곳에 이정표가 없고 걷는 동안 방치된 쓰레기더미를 만나는 것은 짜증스러운 일이었다. 잘 만들어진 테크들은 관리가 안 돼 방치된 상태고 넝쿨식물 등이 도로를 점령해 버려서 길 구분이 어렵고 이정표를 가려 버렸다. 또 달빛누리길, 무지개길, 함월 둘레길, 중구누리길 같은 길들이 성안옛길 코스에 겹쳐있어서 어느 이정표를 따라가야 할지도 혼란스러웠다. 직접 걸어보고 부착한 안내판이 아닐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성안옛길은 분명 걷는 이들에게 풍성한 풍광과 여유를 주는 코스임에 틀림없다. 이런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 두고 관리가 되지 못하고 걷기를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 편리를 주지 못한다면 조성된 길로서 가치는 떨어질 것이라 생각됐다. 마침 올해도 국토부에서 선정 한 대한민국 추천 10개 코스 중에 포함되었다고 하니 예산지원이 있을 것 같다. 그 예산들이 제대로 쓰임새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완주를 자축하는 작은 파티가 열렸다.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오늘의 성공을 축하하고, 피로를 말끔히 잊는다. 김경화 대원은 농촌의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어 좋았지만 날씨가 너무 힘들게 했다, 박공주님대원은 걷기를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야 겠다며 장비 준비에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 서영교대원은 “오늘 완보는 서로를 격려하는 힘에서 비롯되었다면서 함께 참여한 대원 모두가 자랑스럽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희숙대원은 “오늘처럼 힘든 길은 없었다면서 좀 더 단단히 준비해야겠다” 열정맨 박채완대원은 “상급자와 초심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는 운영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었다.
걷기는 자신과의 경쟁이요 인내의 싸움이다. 타인을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진정한 강자다. 걷기는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고 정신과 육체가 합일되는 몰입을 경험케 한다. 극한의 고통 뒤에 찾아오는 희열감은 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쾌감이다. 오늘처럼 폭염과 싸워야하는 날이면 그 임계점은 더 빨리 다가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임계점을 견뎌내고 맞는 완보의 기쁨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쾌감을 맛보게 한다. 오늘의 탐방도 그러했으리라!믿으며 다음 동구 대왕암 산책길탐방을 계획한다.